
AI로 만든 사진을 보다 보면 익숙한 인상이 있다. 지나치게 매끈한 피부, 비슷하게 정돈된 얼굴과 표정, 어디선가 본 듯한 색감과 질감. 손가락 수나 몸의 형태에 문제가 없어도 사진 전체에서 AI 특유의 느낌이 남는다.
내가 실무에서 줄이고 싶은 것도 그 느낌이다. 형태가 맞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지향하는 스타일을 담으면서 사람과 장면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사진을 만들고 싶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만들어줘”라는 말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사진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쓰기 전에 레퍼런스부터 모은다.
프롬프트 쓰기 전, 사진부터 모으기
자연스러운 사진이라고 해도 각자 떠올리는 모습은 다르다. 부드러운 빛이 좋을 수도 있고, 덜 정돈된 표정이나 차분한 색감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원하는 사진을 몇 장 놓고 보면 막연했던 취향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나는 마음에 드는 사진의 빛과 색감, 피부와 옷의 질감을 살펴보며 비슷한 인상의 사진을 모은다. 그 특징을 모두 문장으로 설명하려 하기보다 이미지로 함께 보여줄 때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기 쉬웠다.
미드저니는 이렇게 모은 이미지를 무드보드에 업로드하고, 그 스타일을 파라미터로 불러와 생성에 적용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무드보드의 ID나 코드를 --p 파라미터에 넣으면 다른 장면을 만들 때도 같은 스타일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매번 색감과 분위기를 처음부터 설명하는 대신, 무드보드는 그대로 두고 필요한 장면을 요청한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레퍼런스와 나란히 놓고 본다. 색이 너무 선명한지, 빛이 강한지, 표정이 지나치게 연출됐는지 비교하면 다음에 무엇을 바꿀지 짚기 쉽다. 막연하게 “AI 티를 줄여줘”라고 하는 대신, 바꿀 부분을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결과물이 예뻐도, 손은 다시 보기
미드저니는 사진의 색감과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강하지만, 손과 몸, 사물의 형태가 어긋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도 세부를 확대해 확인한다.
인물이 중심인 사진에서는 낮은 F값으로 찍은 듯한 얕은 심도를 요청하는 편이다. 불필요하게 복잡한 배경에서 고증이 어긋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을 부드럽게 흐리면 시선도 분산되지 않는다. 다만 인물의 손과 몸은 선명하게 남으니, 그 부분은 따로 살펴야 한다.
이때 미드저니에서는 고른 사진의 세부만 고치기보다 변주를 주거나 새로 생성하게 된다. 그래서 원하는 사진을 GPT에 넣고, 얼굴과 빛, 색감과 구도는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수정해달라고 한다.
GPT에서는 원본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유지할 요소와 수정할 부분을 함께 설명할 수 있다. OpenAI의 이미지 생성·편집 문서도 입력 이미지의 세부를 보존하는 편집 기능을 설명한다. 나는 사진의 전체 인상은 유지하면서 어색한 손이나 사물의 형태를 고치는 데 이 기능을 활용한다.
예를 들면 이렇게 요청한다. “얼굴과 조명, 색감, 구도는 유지하고, 오른손의 손가락과 손목 연결만 자연스럽게 수정해줘.” 고칠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고, 마음에 들었던 요소도 함께 유지해달라고 한다.
수정이 끝나면 손을 확인한 뒤 사진 전체를 다시 본다. OpenAI 공식 안내에서도 편집이 선택한 영역 밖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손은 자연스러워졌어도 얼굴이 달라지거나 주변 질감이 어색해졌다면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원본과 나란히 놓고 필요한 부분이 고쳐졌는지, 유지하려던 요소도 남아 있는지 확인한 뒤 다음 작업으로 넘어간다.

마음에 든 인물을 캐릭터 에셋으로 만드는 법
사진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 작업도 있다. 같은 인물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면, 처음 마음에 들었던 얼굴과 인상을 다음 장면에서도 유지해야 한다.
이때는 사진의 스타일과 인물의 외형을 나누어 생각한다. 먼저 미드저니에서 색감과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고, 그 안의 인물을 다음 작업의 참조로 삼는다.
나는 GPT나 힉스필드에서 그 인물의 턴어라운드를 만든다. 같은 사람을 정면과 측면 등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참조 이미지다. 특히 GPT는 내가 고른 사진의 인물을 바탕으로 이런 참조를 만드는 데 유용했다.

작업은 대체로 이런 순서다.
미드저니에서 전체적인 인상과 인물이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고른다.
그 사진을 바탕으로 인물의 여러 각도를 보여주는 턴어라운드를 만든다.
기준 사진과 인물 참조를 함께 주고, 색감과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행동이나 장면을 요청한다.
요청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기준 사진의 색감과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같은 인물이 다른 행동을 하는 장면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결과가 나오면 같은 인물로 보이는지, 사진의 결도 유지됐는지 확인한다.
턴어라운드도 생성한 이미지이므로 각도마다 같은 사람으로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첫 사진에 보이지 않던 옆모습이나 뒷모습은 새로 만들어지는 부분이다. 검토를 마친 참조 이미지는 다음 장면의 기준으로 쓴다. 일관성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지만,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인물의 외형까지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고칠수록 망가진다면
GPT로 같은 사진을 여러 번 수정하다 보면 처음에는 깨끗했던 부분이 점점 얼룩덜룩해지는 경우가 있다. 고치려던 부분은 나아졌는데 원본의 질감을 잃어버리거나, 다른 곳의 질감이 거슬리기 시작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같은 대화에서 수정을 이어가기보다 상태가 괜찮았던 한 장으로 돌아간다. 그 이미지를 새 대화에 넣고 필요한 수정을 다시 요청하거나, 포토샵의 생성형 채우기로 문제 영역을 정리한다.
물론 새 대화가 화질을 복구해주는 것은 아니다. 상태가 괜찮았던 이미지에서 필요한 편집을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다. 항상 해결되지는 않지만, 질감이 무너진 결과 위에 수정을 계속 쌓기보다 돌아갈 기준 이미지를 남겨두는 편이 작업하기 수월했다.
부분 수정을 마친 뒤에는 사진 전체를 다시 본다. 고친 영역이 자연스러운지뿐 아니라 주변의 빛과 색, 질감에도 어울리는지 확인한다.

프롬프트 집착을 내려놓기
나는 프롬프트 자체에 쓰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AI가 점점 더 요청의 맥락을 더 잘 받아들이고 있고, 프롬프트 생성 툴을 만들어 반복되는 조건을 많이 자동화해둔 영향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꽤 대충 적고, 미드저니나 GPT가 이해하기 좋은 프롬프트로 정리해달라고 한다. 나온 문장을 그대로 쓰기도 하고, 원하는 부분만 골라 넣기도 한다.
프롬프트를 완벽하게 쓰는 데 쓸 시간에 이 사진에서 무엇이 마음에 드는지, 꼭 유지할 것은 무엇인지, 어디는 바꿔도 되는지 판단한다. 그다음에 AI에게 내 말을 정리해달라고 한다.
프롬프트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좋은 사진을 만드는 비결이 특별한 문장 하나에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내 작업에서는 레퍼런스를 고르고, 결과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고치는 판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AI 도구가 계속 발전하는 지금은 잘 통하는 프롬프트 하나를 찾느라 오래 멈춰 있기보다, 원하는 사진을 모아두고 최대한 많이 만들어보는 쪽이 내게는 잘 맞는다. 결과를 보며 요청을 조정하는 편이 원하는 사진에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다.